면접 준비를 시작하면 대개 잘 쓴 활동부터 정리합니다. 탐구 보고서를 다시 읽고, 동아리에서 맡은 역할을 다듬습니다. 그런데 면접장에서 나오는 질문은 그쪽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2학년 2학기에 성적이 왜 떨어졌는지, 진로가 왜 바뀌었는지, 3학년 1학기에는 왜 활동이 없는지를 묻습니다.
준비한 곳과 질문받는 곳이 어긋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면접은 서류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이지, 잘한 일을 다시 듣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면접관은 이미 서류를 읽고 들어옵니다.
대학들이 매년 공개하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보면,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문항의 상당수가 기록에 적힌 내용을 근거로 시작합니다. "기록에 이렇게 적혀 있는데 그 과정을 설명해 달라"는 형태입니다.
이 말은 면접관이 백지 상태로 앉아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서류를 읽으면서 생긴 의문을 들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의문은 잘 설명된 부분에서 생기지 않습니다. 설명이 없는 부분,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에서 생깁니다.
그래서 준비의 우선순위가 뒤집혀야 합니다. 잘 쓴 활동은 이미 서류가 설명하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은 서류가 설명하지 못하는 곳에 써야 합니다.
걸리는 곳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기록을 펴 놓고 보면 의문이 생길 자리는 눈에 띕니다.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진 학기가 있는지, 1학년과 3학년의 진로 희망이 다른지, 활동이 거의 없는 학기가 있는지, 그리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조심스럽게 적힌 표현이 있는지입니다.
마지막이 특히 자주 지나칩니다. "친구 관계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발표에 소극적인 면이 있으나" 같은 문장은 선생님이 사실대로 적은 관찰입니다. 학생 본인은 이 문장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서류를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확인하고 싶은 지점이 됩니다.
이런 자리를 미리 찾아 두면 질문은 예측 가능해집니다. 예측할 수 있으면 그 자리에서 당황할 일이 없어집니다.
첫 문장에서 답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두 방향으로 답이 흐릅니다. 하나는 부정입니다. 성적이 떨어진 적 없다고 하거나 그 학기도 열심히 했다고 말하는 쪽입니다. 다른 하나는 변명입니다. 그 학기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사정을 길게 설명하는 쪽입니다.
둘 다 같은 이유로 실패합니다. 면접관은 사실을 이미 알고 물었습니다. 부정하면 기록과 다른 말을 하는 셈이 되고, 변명하면 질문의 초점이 학생에게서 상황으로 옮겨 갑니다. 면접관이 확인하려는 건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가 아니라, 그 뒤에 학생이 무엇을 했는지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같은 사실이 다르게 들립니다.
효과가 있는 답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사실을 먼저 인정하고, 맥락을 짧게 붙이고, 이후의 행동으로 끝냅니다.
성적이 떨어진 학기를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2학년 2학기 수학 성적이 떨어진 것이 맞습니다"로 시작합니다. 그다음에 맥락을 한 문장만 붙입니다. 길어지면 변명이 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 무엇을 했는지로 끝냅니다. 오답을 유형별로 다시 정리했다든지, 3학년 1학기에 어느 단원에서 회복됐다든지 하는 확인 가능한 사실이면 충분합니다.
행동특성에 적힌 표현도 같은 구조로 다룹니다. 부정하지 않고, 대신 그 특성이 문제가 되지 않았던 구체적인 장면을 하나 댑니다. 친구가 많은 편이 아니라는 기록이 있다면, 모둠 활동에서 의견을 끝까지 듣고 조율했던 경험 하나로 답합니다. 성격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옆에 다른 사실을 놓는 것입니다.
진로가 바뀐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흔들렸다고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엇을 알게 되어 방향이 좁혀졌는지를 말하면, 변경이 아니라 과정이 됩니다.
이 준비는 기록을 다시 읽는 데서 시작합니다.
걸리는 자리를 찾으려면 결국 3년 기록을 처음부터 읽어야 합니다. 잘 쓴 부분을 찾을 때와 눈이 다릅니다.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곳, 설명 없이 넘어가는 곳에 표시를 하면서 읽습니다.
찾았다면 자리마다 세 줄을 적습니다. 인정할 사실 한 줄, 맥락 한 줄, 그 뒤에 한 일 한 줄. 세 줄이 준비되면 그 질문은 더 이상 곤란한 질문이 아닙니다.
약점을 감추려다 걸리는 학생을 여러 번 봤습니다. 감출 수 없는 것을 감추려 할 때 답이 가장 길어지고 초점이 흐려집니다. 기록의 빈 곳을 미리 찾아 주는 일이 우리가 하는 일의 절반인 이유입니다.
지원 대학이 실제로 어떤 질문을 냈는지는 무료 열람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 기록에서 걸리는 자리가 어디인지, 그 자리에 무엇을 답할 수 있는지까지 정리해 보고 싶다면 면접 준비 리포트를 이용해 보세요. 지금은 베타 기간이라 결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